불꽃처럼 나비처럼(The Sword With No Name, 2009)
{19세기 말, 제국주의 열강은 천주교와 신문물을 앞세우고 식민지 정복을 동아시아로 확대한다. 조선은 고종이 왕위에 오르고, 그의 아버지 대원군은 강한 쇄국정책을 취해 나라의 문을 걸어 잠근다. 온 나라는 새로움에 대한 갈망과 두려움으로 개혁과 보수의 갈등에 휘말리고 대원군은 왕권강화를 위해 왕후 간택을 서두른다. 그 곳 조선에서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난다. 조선의 운명이 될 여자를…}
세상에 존재를 알리지 않은 채 자객으로 살아가던 ‘무명’은 어느 날,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바로, 피비린내에 찌든 자신과 너무나 다른 여인, ‘자영’을 만나게 된 것. 하지만 그녀는 곧 왕후가 될 몸으로, 며칠 후 ‘고종’과 ‘자영’의 혼례가 치러진다. ‘무명’은 왕이 아닌 하늘 아래 누구도 그녀를 가질 수 없다면, ‘자영’을 죽음까지 지켜주겠다고 다짐하고, 입궁 시험에 통과해 그녀의 호위무사가 되어 주변을 맴돈다.
한편, 차가운 궁궐 생활과 시아버지와의 정치적 견해 차이로 하루도 안심할 수 없는 나날들을 보내던 ‘자영’은 ‘무명’의 칼이 자신을 지켜주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일본의 외압과 그로부터 조선을 지키기 위한 ‘자영’의 외교가 충돌하면서 그녀를 향한 ‘무명’의 사랑 또한 광풍의 역사 속으로 휩쓸리게 되는데…